새정치 광주전남 의원들, “문재인, 책임 통감하라”

입력 2015-05-18 16:31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광주를 방문해 혁신과 기득권 타파를 외쳤지만 광주·전남 의원들은 오히려 당 내분에 대한 문 대표의 책임 통감 표명을 요구했다.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진영도 서로를 향한 공격의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어 두 진영 간 교차점 찾기가 요원해지고 있다.

◇친정에서 냉대 받은 文, 친노의 반격 = 문 대표는 야권의 텃밭인 광주에서 전날과 마찬가지로 싸늘한 민심을 마주해야 했다. 일부 시민들은 5·18 기념행사가 열린 민주묘지 앞에서 ‘문제로다 문제로다 문재인이 문제로다’ ‘친노 패권에 기생하는 호남정치인은 각성하라’는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문재인 사퇴’를 외쳤다. 문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이들을 지나쳤다.

문 대표는 광주 망월동 5·18 민주묘역(구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과 기득권 타파를 강조했다. 문 대표는 “광주 민심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엄중히 명령하시는 것”이라며 “저부터 시작해 당과 지도부, 의원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치열하게 혁신해 정권교체와 총선승리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의 ‘정면 돌파’ 의지 표명이 거듭되는 가운데 친노 진영도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친노 인사인 김경협 의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사퇴에 반대하지만 책임은 져라(고 말하더니), 다음에는 당 혁신은 해야 하는데 혁신기구는 꼼수라고 하는 주장하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것은 단지 문 대표 압박용 정치공세”라며 비노 진영을 비판했다. 문 대표의 광주 메시지도 호남 기득권을 겨냥한 것이라는 것인 친노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호남 의원들 “文 책임 통감하라” = 광주·전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 10여명은 오찬 회동을 갖고 안방에 찾아 온 문 대표를 압박했다. 이들은 현재 당의 상황에 대한 문 대표의 책임 통감과 당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했다. 이어 자신들이 당 혁신에 앞장 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박혜자 의원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혁신에서부터 대표 재신임, 사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임론이 거론됐지만 일치된 방법은 결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회동 참석자들은 지도부가 추진 중인 혁신기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나올 만한 혁신안은 이미 다 나왔다는 것이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혁신기구) 구성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며 “특별한 성과를 올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MBC라디오에 출연해 “당이 과거에 내놓은 혁신안이 한 트럭은 될 것”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김한길 전 대표의 발언도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광주 시민단체 주관 행사에 참석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이 거부하는 야권주자는 있어 본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고, 있어도 승리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