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제자들의 ‘성년식’ 해주는 교수님들

입력 2015-05-18 16:28
경성대의 전통 성년식 장면.경성대 제공

대학 교수들이 17년째 제자들의 ‘성년식’을 마련, 화제가 되고 있다.

경성대(총장 송수건)는 제43회 성년의 날을 맞아 18일 오전 11시30분 체육관에서 성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인문문화학부 인문고전학전공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교수들이 제자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의 계승을 통해 젊은이에게 스스로의 인격을 실현하고 사회 국가에 봉사하는 참된 인간상을 모색하는 계기 마련을 위해 거행하는 것으로, 부모님에게는 낳아주고 길러주신 효의 예를, 스승에게는 가르침과 보살핌에 대한 예를 함께 올리는 것이다.

올해 성년이 되어 관례 및 계례식을 치르는 학생은 남학생(장관자) 10명, 여학생(장계자) 19명 등이다. 장관자는 성인의 예복을 상징하는 도포와 갓을 쓰고, 장계자는 머리를 올려 비녀를 꽂아 예복을 차려입은 후 덕망 높은 어른을 모시고 대중 앞에서 의젓하게 예를 거행해 성인으로서의 품격 있는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성인의 행동과 책임을 배운다.

이날 성년 의식은 갓과 비녀를 올리는 가관과, 스스로 술잔을 들어 천지신명에게 고하는 초례, 어른으로서의 성취할 덕성을 상징하는 새로운 이름을 받는 자첩수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신승훈 인문고전학전공 주임교수는 “물질만능과 배금주의가 횡행하는 세상이지만 이 행사를 통해 젊은이들이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근본을 잊지 않고, 가족과 친지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키우고, 그 마음을 넓혀 공동체와 사회에 기여하는 훌륭한 인재가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성년식은 인문고전학전공을 넘어 문과대학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전통한복의 대가 류정순 명장이 그 문하생들과 함께 지은 한복을 기부해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됐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