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이동국-데얀

입력 2015-05-18 15:48
이동국 구단 홈페이지 제공

둘이 K리그에서 처음 만난 것은 7년 전. 2007년 1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입단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36·전북 현대)은 2008년 7월 성남 일화의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복귀했다.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34·베이징 궈안)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K리그와 인연을 맺었다. K리그 대표 골잡이를 두고 자존심 싸움을 펼쳤던 둘이 이번엔 2015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무대는 1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회 16강 1차전이다.

이동국과 데얀이 본격적으로 K리그 득점왕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때는 2009 시즌이다. 2008 시즌 성남에서 리그 10경기에 출장해 2골밖에 넣지 못한 이동국은 이듬해 전북으로 이적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조련을 받은 이동국은 2009 시즌 펄펄 날았다. 리그 29경기에 출장해 21골을 쓸어 담아 득점왕에 올랐다. 당시 FC 서울에서 뛰었던 데얀은 23경기에서 14골을 터뜨려 2위를 차지했다.

둘의 득점왕 경쟁은 2011 시즌 변곡점을 맞았다. K리그에 적응한 데얀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한 것이다. 이동국은 2011 시즌과 2012 시즌 데얀에 이어 2년 연속 득점 2위에 그쳤다.

이동국에게 데얀은 자극제였다. K리그 토종선수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 이동국은 2009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16일 대전 시티즌전)에서 K리그 개인 통산 최다 골인 170호 골을 터뜨리며 여전히 식지 않은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ACL에서 4골을 넣어 팀 내에서 최다 골을 기록 중이다. 또 ACL 통산 27골로 최다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반면 데얀은 이번 시즌 ACL에서 1골로 주춤하고 있다. 그러나 K리그 한 시즌 최다 득점(2012·31골),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등을 기록했을 정도로 한국 축구를 잘 알기 때문에 전북은 데얀이 부담스럽다. 더욱이 데얀이 이번 시즌 ACL에서 기록한 한 골은 수원 삼성과의 조별예선에서 나온 것이다.

최 감독은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당연히 무실점으로 이겨야 한다”며 “데얀이 계속 위협적으로 보이고 있다. 그런 부분에 대응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에두와 에닝요 등 큰 경기에서 능력을 발휘할 경험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이동국도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그레고리오 만사노 베이징 궈안 감독은 “전북의 강력한 공격력을 알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14골을 넣었고, 산둥 루넝(중국)을 상대로 8골을 넣었다”며 “전북의 강력한 공격에 맞서 최선을 다해 수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 중에 한국에서 뛴 두 명의 선수가 있다. 데얀과 하대성이다. 두 선수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