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을 ‘값싼 매춘부’ 등으로 표현한 고등학교 학습 자료가 뉴질랜드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파파누이고교가 지난주 11학년(15세) 학생들에게 나누어준 보건 과목 교재에 적절치 못한 내용이 포함돼 논란을 빚고 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이 자료는 미국의 바이블뱁티스트출판사가 만든 것으로 매우 보수적인 시각에서 씌어졌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 여성을 ‘값싼 매춘부’와 ‘사악한 간음자’로, 동성애자에 대해서는 ‘죽음과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 “유일하게 안전한 섹스는 한 남성과 한 여성의 혼내정사이며 다른 형태의 섹스는 무엇이든 죄악”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 자료는 배포 직후 한 여학생의 어머니가 학교 측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교육부의 한 관리는 이런 자료가 학생들에게 배포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뉴질랜드 노동당의 크리스 힙킨스 교육담당 대변인은 학습 자료를 거두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종교 교육 네트워크의 피터 해리슨은 뉴질랜드 인권법과 권리장전에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제프 스미스 교장은 보건 과목은 그쪽 분야에서 직업을 찾으려는 학생들을 위한 것으로, 학생들이 세상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견해에 대해 배워야 앞으로 정확한 정보에 바탕을 두고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습 자료가 학교 측이나 지역사회의 견해가 아니라면서 “파파누이고등학교는 모든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학교로 학교가 지닌 다양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클랜드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는 팻 벌렌 교수는 어떤 학습 자료가 적절한지는 학습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동성애자나 사실혼 부모를 두고 있을지도 모를 학생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배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종선 기자
사실혼 여성 '매춘부' 표현한 뉴질랜드 고교 교재 논란
입력 2015-05-18 15:33 수정 2015-05-18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