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선생님들, 순직이 아니랍니다”라는 트위터 글이 올라왔다.
단원고 김초원(사망 당시 26)·이지혜 (사망 당시 31) 교사 사진과 함께 “기막히고 어이없군요. 아이들을 구조하다 숨진 기간제 교사는 순직이 아니랍니다. 이유는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 세월호 당일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제자를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다 결국 숨진채 발견”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단원고 김모 전 교장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사고 당시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두 교사는 세월호 5층 객실에 머무르다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4층으로 내려갔다, 결국 구조되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공무원 인사관리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는 두 교사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순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을 ‘상시 공무에 종사하는 자로 한정’했는데 인사혁신처는 이를 정규직 공무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학생들이 위험에 빠졌을 때 구해내는 게 교사의 책무가 아니라고 선 그어준 정부” “당신들에에겐 생명보다 정규직 비정규직이 더 중요하군요” “세상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 “정부는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실체적 진실보다 행정 절차만 따지는 정부를 성토했다.
한 네티즌은 “비정규직들 가슴에 대못 박히는 소리가 또 들려옵니다. 그래, 순직처리는 정규직 교사들에게만 해준다고 치고, 저분들 의로운 의인 같은데 최소한 훈장은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의사자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초원·이지혜 두 교사는 의사자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구조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의 희생을 알린 교감은 참사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두 교사가 담임을 맡았던 반은 학생들의 희생이 컸던 곳이라 추가적인 증거와 증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