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했으나 기대됐던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기념식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행사장에서 바로 옆에 앉은 문 대표와 어떤 얘기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어젯밤 상황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얘기를 해보려고 하다가 추모식 분위기에서 다른 얘기를 하는 게 좋지 않은 것 같아 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문 대표는 어제 전야제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김 대표에게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면서 "김 대표에게 나가라고 했던 것은 주최측의 입장이 아니라 한 사람의 돌발행동이었다는 주최측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밖에 다른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문 대표는 전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이날 기념식 이후 광주 현지에서 더이상 만날 일정이 없기 때문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 등 최근 정치권 현안에 대해 짧게나마 의견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당초 기대는 불발로 끝나게 됐다.
한편 전날 전야제에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던 두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강조하면서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국민 통합이 제일 중요한 문제이고 우리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최고의 의무인데, 5·18만 되면 서로 분열되는 거 같은 상황이 돼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왔지만 그것을 안 받아 들여주니까…"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전날 전야제에서 일부 시민의 항의가) 광주 시민의 뜻은 아니라는 생각을 또 같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5·18 행사는 5·18 행사로 끝나야지 다른 것으로 변질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창한 것과 관련해 김 대표는 "어제도 (정의화) 국회의장과 밤늦게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것은 제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18을 기념하는 국가행사가 올해도 반쪽짜리로 치러지게 된 것이 무척 안타깝다"면서 "박근혜 정부는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우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과 관련시켜서 5·18일 이념적으로 가두고 또 지역적으로 고립시키려 한다"며 "5·18의 위대한 역사를 지키는 게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무성 “5·18 분열 마음아프다”...문재인 “반쪽행사 안타깝다”
입력 2015-05-18 1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