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 부럽다는 서울대생…대학 가? 말아? “고민되네”

입력 2015-05-18 13:26 수정 2015-05-18 17:02
국민일보DB

서울대생이 한 커뮤니티에 고생을 해서 대학을 왔지만 후회스럽다는 넋두리를 올린 글이 많은 20대에게 호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다수의 커뮤니티에는 ‘내가 이 고생을 하고 대학에 왜 왔을까’란 서울대생의 글로 추정되는 글이 게재됐다

글을 올린 A씨는 “고등학교 땐 공부해서 대학만 가면 취직하고 먹고 사는덴 무리 없을 줄 알았지”라며 “물론 열심히 살아야 오래 먹고 살겠지만 열심히 사는 건 자신 있었다”라며 운을 뗐다.

그런데 그렇게 남들 다 놀 때 공부해서 서울대에 와봤자 아르바이트난에 취직난에 더 나을 게 없다고 푸념했다.

A씨는 차라리 요즘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일하는 애들이 부럽다고 했다.

대졸자 취업해서 돈 많이 벌어도 요즘 세상엔 큰 돈을 번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젊을 때 일도 하면서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누리며 사는 게 훨씬 나아 보인다는 것이다.

20대 후반이 되도록 부모님께 용돈이나 타 쓰고 있고 과외는 죄다 여자선생님만 구해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잡기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A씨는 “요샌 집에 눈치 보여서 용돈도 안 받는데 하루 중 한두 끼는 편의점에서 라면이랑 빵 먹는다”며 “편의점 빵이 배도 잘 부르고 싸서 가성비가 좋다”고 팍팍한 생활을 써내려갔다.



커뮤니티 캡처

그는 취업을 하려고 열심히 학교생활하고 소위 말하는 스펙도 빵빵하게 쌓았다.

그러나 인턴이라도 넣을라치면 돌아오는 대답은 “서울대생이라서 일 잘 할지 부담스럽다”라며 서울대생이라는 게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에 답답해 했다.

A씨는 “사람이 비뚤어지면 끝도 없이 자기 주위를 비관적으로 본다는데 지금 내가 그런 것 같다. 아니면 이게 현실일까”라는 말로 마무리지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명문대생의 잠깐의 넋두리겠지만 그래도 세상은 서서히 변하고 있는 것 같음. 구글은 스카이를 모른다는 책 제목처럼” “스카이라고 하면 다 대기업이나 좋은 직장을 가야한다는 압박도 있을 거 같다” “초급은 넘치고 현실은 중급을 요구하고 고급은 부담스럽더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취업난이 심각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지만 저마다 느끼는 온도차가 존재할 것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