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이 17일 개봉 25일 만에 관객 1천만명 고지를 넘어섰다. 국내에서 한국영화와 외화를 통틀어 관객 1천만명 돌파는 역대 15번째 기록이다.
앞서 '명량', '국제시장', '아바타', '괴물', '도둑들', '7번 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왕의 남자',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 '변호인', '실미도', '겨울왕국', '인터스텔라'가 같은 기록을 쓴 바 있다.
# 올 개봉작 중 첫 1천만명…역대 외화 최단기간 기록 경신
어벤져스2는 올해 개봉작 가운데 처음으로 관객 1천만명을 돌파한 영화다. 역대 외화로는 '아바타', '겨울왕국', '인터스텔라'에 이어 네 번째이며,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한 영화로는 처음이다. 종전 외화 가운데 최단기간 관객 1천만명 도달 기록을 보유한 아바타(39일)의 기록을 14일이나 앞당겼다.
한국영화와 비교해도 '명량'(12일)을 제외하고 '국제시장'(27일), '7번 방의 선물'(32일), '광해: 왕이 된 남자'(38일)보다 빠른 속도다. 어벤져스 2는 역대 영화 첫 사전 예매량 100만장 돌파를 시작으로 역대 외화 박스오피스 평일 최고 오프닝 기록(관객 62만명)을 세우는 등 폭발적인 흥행을 예고했다.
개봉 2일째 100만명, 3일째 200만명, 4일째 300만명, 7일째 400만명, 9일째 500만명, 10일째 600만명, 11일째 700만명, 13일째 800만명, 17일째 900만명 돌파로 이어지면서 매번 '역대 외화 최단기간'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역대 근로자의 날 최대 관객수(77만2천666명)를 기록했으며, 역대 외화 가운데 최대 주말 관객수(281만8천886명)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흥행 수익은 제작비 2억5천만달러(약 2천717억원)를 이미 회수하며 세계적으로 10억달러(약 1조860억원)를 넘어섰다.
# 한국 등장 모습과 분량, 스크린 독과점 등으로 잇단 논란
어벤져스 2는 서울에서 여러 액션장면을 촬영했고, 한국 배우 수현을 캐스팅하는 등 '작심한 듯' 한국 시장을 공략한 영화다. 블록버스터라는 장르적 속성에 이런 볼거리와 궁금증이 더해지면서 어벤져스2의 국내 흥행몰이는 이미 예고된 절차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한국의 모습과 분량에 대해서는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이 첨단기술도시로 표현될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았지만, 대부분은 전투로 파괴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이 등장하는 분량이 7분여의 전투 장면을 포함해 20분 안팎에 그쳤다는 점도 논란거리였다.
이 영화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하는 '외국 영상물 국내 로케이션' 사업에 선정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조성된 지원금으로 제작진이 국내에서 쓰는 제작비의 20∼3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이번 영화의 국내 제작비는 100억원 정도로, 약 30억원을 되돌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벤져스 2 제작진의 작년 국내 촬영 때 시민이 겪은 불편까지 고려하면 경제적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영화는 초반 국내 전체 스크린 약 2천300개 가운데 1천800개가 넘는 상영관을 장악하며 독과점 논란도 일으켰다.
개봉 4주차까지 1천개 이상의 스크린을 유지하면서 시장질서를 파괴하고 관객의 선택권을 빼앗아갔다는 비판과 불만이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출연 배우들은 잇단 망언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번스와 호크 아이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는 한 TV 인터뷰에서 블랙 위도우를 '난잡한 여자(slut)', '매춘부(whore)'라고 지칭해 물의를 빚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스크린 독과점 등 논란과 잡음 가운데 1천만 넘긴 ‘어벤져스 2’ 역대 외화기록 경신의 이면
입력 2015-05-17 22:26 수정 2015-05-17 2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