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전야제 금남로에 모인 시민들 ‘님을 위한 행진곡’ 불러

입력 2015-05-17 20:13
5·18 민주화운동 제35주년 전야제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해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정부가 거부한데 대해 항의하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여파로 전야제를 취소한 지 2년 만이다.

‘민주를 인양하라! 통일을 노래하라!'를 주제로 시민군이 끝까지 저항한 역사적 현장인 금남로 옛 전남도청 일대에서 열린 전야제에는 수많은 추모 인파가 몰렸다.

시민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이 수년째 기념곡으로 지정되지 못하고 공식 기념식에서조차 제대로 불려지지 못하는 데 항의하며 행사 내내 목놓아 불렀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세월호 참사를 치유하기 위한 자리로, 세월호 유가족이 5·18 유가족과 함께 무대에 올라 합창하기도 했다.

5·18민중항쟁 35주년 기념행사위원회, 5개 구청 참가단, 시민단체, 시민이 어우러진 행진단은 5·18 당시 시민군 집결지인 광주공원에서부터 우리은행 사거리, 옛 한국은행 사거리, 금남로 일대를 행진했다.

오후 7시 30분 옛 전남도청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80년 오월을 재현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본행사의 막이 올랐다.

계엄군의 진입을 온몸으로 저항한 시민군의 모습을 재현한 행사가 이어진 뒤 ‘님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촉구하는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세월호 유가족 30명이 직접 무대에 올라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이어 오월 유가족이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합창하며 서로의 아픔을 껴안았다.

행사는 출연자와 시민들의 ‘님을 위한 행진곡' 합창으로 2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전야제를 마치고 시민들은 풍물패 공연에 함께 참여해 오월 정신을 되새겼다.

행사가 펼쳐진 금남로 일대에서는 주먹밥 나눔행사, 쌍용차 해고노동자 사진전, 비정규직 상담소, 민주·인권 음악제 등 오월 정신을 되새기고 나누는 행사가 열렸다.

오월 당시를 형상화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전시전도 마련됐다.

지난해에는 전야제가 취소된 대신 시민단체가 이 장소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민대회를 연 바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