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예나 다름없었다” CNN, 北 쿠웨이트 이주노동자의 참상 인터뷰

입력 2015-05-17 18:36
CNN 홈페이지 캡처

북한 해외 이주노동자들이 북한 정권의 외화벌이책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16일 보도했다.

CNN은 1990년대 후반 쿠웨이트의 북한 이주노동자였던 임일 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이주노동자들의 실태에 대해 전했다.

임일씨는 “희망을 안고 한밤중에 쿠웨이트에 도착했다”며 “목수였던 나는 북한에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한 달에 미화 120달러를 북한으로 송금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서의 고생스러운 삶을 생각하면 해외에 거주하며 돈을 버는 일은 언감생심이었다. 쿠웨이트로 간 노동자들은 하루에 세끼를 제공 받을 수 있었다. 빵과 우유 계란 그리고 소고기 등 북한에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진수성찬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씨는 “나는 5개월 동안 한 번도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씨는 “나를 포함한 북한 이주 노동자들은 교대근무 사이의 잠깐의 휴식시간을 제외하곤 건설현장에서 혹사당했다”며 “삼엄한 단속 하에 쿠웨이트의 한 폐교에서 생활하며, 저녁 쉬는 시간에도 당시 북한 지도자였던 김정일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시청해야 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나는 노예나 다름 없었다”며 “나는 쿠웨이트에 도착할 때 까지도 내가 여권을 소지하고 있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경호원들의 눈을 피해 탈출을 시도했고 쿠웨이트 주재 한국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