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7일 당 내분을 수습하기 위한 고강도 쇄신안을 다음달 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그러나 비주류 진영에서는 문 대표의 ‘미입장 발표문’의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쇄신안의 내용에 따라 새로운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文, 쇄신안 골몰 속 광주행 =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문재인 대표의 주재 하에 비공식 회의를 갖고 다음 주까지 혁신기구를 출범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혁신기구의 활동 기한은 6월 한 달로 쇄신안을 만들어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혁신기구 내에서는 공천·인사 쇄신, 당무혁신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이르면 18일부터 혁신기구 위원장 선임 절차에 들어간다. 위원장의 선임기준은 ‘의원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중립적인 인사’다. 당 내외를 가리지 않을 계획이나, 사안의 시급성과 현실적인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내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지도부는 또 쇄신안 마련과 관련해 혁신기구에 전권을 위임키로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혁신기구에서 합의된 내용이 최고위 의결을 거치게 되겠지만, ‘현실적으로 최고위가 혁신기구의 쇄신안을 거부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공통적”이라며 “지도부는 혁신기구의 쇄신안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고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회의에서는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 인사 관련 논의는 없었다.
문 대표는 회의 직후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광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문 대표는 18일 취임 100일을 맞지만, 행사는 물론 공식 기자간담회 등도 갖지 않을 계획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기자회견 등은 예정돼 있지 않다”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한 대표보다 안 한 대표가 더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관련 메시지를 통해 당의 단합과 쇄신 의지의 필요성 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비노, “제목 밖에 없는데, 무슨 평가냐” = 지도부의 ‘쇄신안 로드맵’ 발표에도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만약 다음달 말 발표되는 쇄신안이 비노계를 자극하는 내용일 경우, 당내 갈등은 수습이 아닌 확산일로로 치달을 수도 있다.
사퇴의사를 밝히고 전남 여수에서 ‘칩거’ 중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내에 엄연히 공천혁신위원회가 있는데, 또 무슨 혁신기구를 만들어 공천혁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내게는 (혁신기구) 참여 여부 등을 묻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18일 광주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5·18 행사 참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도부와의 회동 여부에 대해 그는 “(문 대표가) 우리와 상황인식이 전혀 다르던데, 만나자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한 비노 인사는 “제목 밖에 없는데 제목이 잘 된 것인지, 아닌지 논하는 것은 의미 없다”며 “지난주에는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해 여론을 호도하더니 아무런 변명이나 사과도 없이 면피용 혁신기구에 참여하라는 것 자체가 패권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새정치연합 내전 분수령…문재인 대표 5·18 광주 방문
입력 2015-05-17 1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