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할인 보다 싼 요금할인제, 가입자 50만명 돌파, KT와 LG유플러스의 요금제로 더 인기

입력 2015-05-17 16:24
휴대전화 단말기에 책정되는 지원금 대신 요금 할인을 선택하는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인기를 끌면서 이동통신 시장이 단말기 중심 대신 요금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이하 요금할인제)’ 가입자가 지난 13일 기준 50만2787명으로 집계됐다고 17일 밝혔다. 요금할인제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단말기에 책정된 지원금을 받는 대신 요금으로 할인 혜택을 받는 제도다. 소비자는 단말기 지원금과 요금할인 혜택을 비교해 본 뒤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미래부는 지난달 24일 요금할인율을 기존 12%에서 20%로 올렸다. 할인율을 올리기 전 가입자는 17만5873 명에 머물렀지만 할인율 상향 후 가입자가 20일 만에 30만 명 이상 늘어났다. 하루 평균 가입자 수도 상향 전 858명 수준이었지만 1만6000여명으로 20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래부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20%로 요금 할인 폭이 커지면서 지원금과 요금할인 중 소비자가 자신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요금할인제는 단말기를 이동통신사 유통점에서 구입하는 것 외에 해외 직구(직접구매)나 양판점 등에서 구입한 소비자에게도 적용돼 미래부는 자급단말기(자신이 구한 단말기로 개통하는 경우)시장 역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요금할인제 가입자가 많아진 것은 개통 시 단말기 지원금과 비교해 혜택을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공시 지원금은 최대한도가 33만원으로 설정됐다. 방통위가 이를 초과해 지급하는 이통사에는 형사고발과 영업정지라는 초강수 제재를 가하면서 이통사의 단말기 지원금 경쟁은 사라진 상황이다. 단통법 이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단말기 지원금 혜택은 줄어들었다는 불만이 나오면서 지원금 대신 요금 할인 혜택을 받겠다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6와 LG전자 G4 모두 24개월 약정 기준으로 요금 할인을 받는 경우가 단말기 지원금을 받을 때보다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혜택이 더 크다.

여기에 이통사가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역시 요금 혜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높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음성·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요금제 금액에 따라 데이터 제공량만 다른 요금제다. KT 측은 지난 8일 선보인 이 요금제 가입자가 출시 4일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지난 15일부터 가입을 받기 시작했는데 가입 당일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고객 센터에 걸려온 고객 문의 전화가 평일 대비 30%이상 증가하는 등 요금 가입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역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곧 출시할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