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에서는 집안싸움을 조기에 수습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여야의 얘기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17일 “그래도 여당이 야당보다 낫다”고 말했다. ‘자화자찬’성 발언 속에는 안도감도 배여 있다. 이 의원은 “당청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고 타협점을 찾았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다.
여야는 모두 내부 투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아군끼리 교전한 것이다. 여권은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안에서 촉발된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놓고 당청이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도 4·29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공방이 공천 지분 요구 갈등으로 확대되면서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가 계파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여권 내부의 갈등은 지난 15일 심야에 이뤄진 고위 당정청 회동으로 사실상 봉합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그러나 야당의 ‘네 탓’ 공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새누리당의 수도권 의원은 “우리 당도 문제가 많지만 야당보다는 질서가 있는 것 같다”고 짧게 평했다.
사실 고위 당정청 회동 결과를 꼼꼼히 뜯어보면 당청 간의 ‘주고 받기’로 요약될 수 있다. 청와대는 새누리당이 주도한 공무원연금 합의안이 주어진 여건 속에 ‘최선의 안’이라고 평가하며 여당의 체면을 살려줬다. 대신 새누리당은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 명목 소득대체율 인상 논의를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결정하자는데 동의하며 청와대의 뜻에 따랐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당청이 서로 한 발짝씩 물러나며 탈출구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여당이 남의 집 싸움구경을 즐기는 것만은 아니다. 한 의원은 “야당의 계파싸움이 하루빨리 정리돼 여야가 공무원연금 개혁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 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새누리당의 영남권 의원은 “이번 고위 당정청 회동 결과는 당청 갈등을 해결했다기보다는 갈등을 한시적으로 덮은 것”이라며 “새누리당도 언제든 친박(친박근혜)과 비주류 간 계파싸움이 불붙을 가능성이 높아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여의나루]새누리당의 자평-“그래도 여당이 야당보다 낫다”
입력 2015-05-17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