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수십 개에 가입한 뒤 여러 병원을 돌며 입·퇴원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수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챈 가족 보험사기단이 덜미를 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외박·외출이 가능한 개인요양병원을 돌며 입원해 수년간 보험금 5억3000만원을 타낸 혐의(사기)로 김모(62)·박모(57·여)씨 부부와 박씨의 동생(여·54)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08년 3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10개 보험회사의 32개의 보험에 가입했다.
통원치료가 가능한 당뇨, 요추염, 뇌경변 등의 질환을 갖고 있었지만 무단으로 외박·외출이 가능한 개인요양병원에 입·퇴원하며 병원비와 보험금을 받아챙겼다.
한 병원에서 치료가 끝나면 다른 병원으로 가서 동일한 치료를 받았고 연간 최고 187일을 허위 입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장성보험의 특징인 입원 120일 보험금 청구, 180일 경과 후 동일 질병으로 다시 보험금 청구 가능, 180일 기간에 다른 병명으로 입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10개 보험사에 20개의 보험에 가입한 김씨는 당뇨 및 혈액순환 장애 진단을 받고 나서 보험회사에서 규정한 입원일수와 보장내용에 맞춰 개인요양병원을 돌며 입원·퇴원을 반복해서 보험금 1억5000만원을 받아챙겼다.
보장성 보험 12개에 가입한 박씨도 비슷한 수법으로 입원일수를 늘려 21차례에 걸쳐 2억4000만원을 챙겼다.
당뇨병 진단을 숨기고 보험에 가입한 박씨 동생은 보험 가입 후 당뇨 진단을 받은 것처럼 속여 병·의원을 수시로 바꿔가며 입·퇴원을 반복해 15차례에 걸쳐 보험금 1억4000만원을 지급받았다.
김씨 등은 경찰에서 “보험료를 내야하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서 입원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병원 돌며 입-퇴원 반복… 보험금 5억원 챙긴 가족 보험사기단
입력 2015-05-17 1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