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케스트라, 85년 만에 쿠바에서 ‘화합의 선율’

입력 2015-05-17 12:36
미국과 쿠바가 국교 정상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미국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85년만에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화합의 선율’을 선보였다고 1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1930년 마지막으로 쿠바에서 공연한 뒤 85년 만에 다시 아바나를 찾았다. 미국의 주요 교향악단이 쿠바를 찾은 것도 1999년 밀워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주회 입장권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공연이 열린 15일 저녁 아바나의 국립극장은 2000여 관중으로 만원을 이뤘다.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사열하던 장소인 국립극장 앞 광장에는 관중과 함께 간식거리를 파는 노점도 몰려들어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오스모 반스케가 이끄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이날 연주회를 에그몬트 서곡과 합창환상곡, 교향곡 3번 ‘에로이카’ 등 베토벤의 작품으로 채웠다.

이 곡들은 모두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전신인 미니애폴리스 심포니가 1929∼1930년 쿠바 연주회에서 선보였던 곡이다.

이 가운데 합창환상곡에는 쿠바 출신 피아니스트 프랑크 페르난데스와 현지 합창단이 함께 나서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관중은 연주회 시작부터 열렬한 환호로 연주자들을 맞이했고 연주회가 끝나고 나서도 5분가량 기립박수를 쏟아냈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는 마침 오는 21일 양국 정부가 대사관 설치를 위한 실무 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열렸다.

1961년 국교를 단절했던 양국은 지난해 12월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전석운 기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