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찰관이 함께 펴낸 ‘생존 매뉴얼 365’

입력 2015-05-17 11:13

“낯설거나 외딴곳에서 급히 구조를 요청해야 할 때는 전봇대부터 찾으세요.” 우리나라의 전봇대는 전국에 850만개가 있다. 도시에선 약 30m, 농촌에선 5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각각 고유번호와 위치정보가 적힌 패찰을 달고 있어 112나 119에 전봇대에 적힌 번호를 불러주면 수초 내에 정확한 위치가 확인된다.

전·현직 경찰관 두 명이 대형 재난과 테러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각종 위기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을 지키는 행동지침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강남경찰서 정보1계장 지영환(47) 경위와 경찰 퇴직 후 호남대 인문사회대에 재직 중인 김학영(63) 교수.

지 경위는 1990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뒤 법학 박사 학위와 정치학 박사 학위를 잇달아 따낸 ‘주경야독’ 경찰관이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 조사관과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 등으로 일하면서 10여권의 책을 펴냈다.

두 사람은 최근 ‘생존 매뉴얼 365’라는 책을 공동집필했다. 지 경위는 2013년 옛 상관인 김 교수가 공동작업을 제안하면서 본격적인 집필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국내외에서 출판된 위기대응 관련 서적과 논문을 일일이 검토해 국내 실정에 맞는 행동지침을 만들어 냈지만, 작업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복잡하고 장황한 매뉴얼 대신 어린이도 위급상황에서 신속히 내용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지침을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달 초 출간된 책은 통상적인 재난이나 사고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학교폭력과 성범죄,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맞서는 자세, 총격전이나 억류, 납치 등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등을 간결하고 찾아보기 쉽게 엮어냈다. 지 경위는 17일 “새로운 유형의 재해와 재난에서 나와 내 가족을 지키려면 언제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이 국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