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북 김정은 합성 전단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곳곳에

입력 2015-05-16 16:08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얼굴을 합성한 전단이 서울, 광주, 부산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살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북 통치자를 함께 풍자한 전단은 팝아트 작가 이하(47)씨가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7층 건물 옥상에서 이같은 전단 1000여장이 살포됐다. 수거된 전단에는 김 위원장의 머리모양에 박 대통령의 얼굴을 그려넣었고, ‘퇴진’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전단은 홍대입구역을 비롯해 서울시내 여러 곳에 뿌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전단을 뿌린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이날 낮 12시 27분에는 광주시청 앞 의회동 잔디광장에서도 같은 전단이 발견됐다. 시청 직원과 경찰관은 주변에 뿌려진 가로 5㎝, 세로 10㎝ 크기 전단 445장을 수거했다.

전날 오후 11시 23분께 부산 동구 범일동 자유시장 모 은행 앞과 인접한 부산 진구 평화시장 부근에서도 전단이 뿌려진 것을 60대 행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전단 50여 장을 수거했다.

전단을 그린 것으로 알려진 이씨는 과거에도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을 만든 바 있다. 이씨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해당 전단을 주문한 이들에게 1만6000장을 배포했고 살포 장소는 전국 10여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단 살포 행위를 ‘5·16을 기념하여 대통령의 우아한 퇴진을 기원하는 정치풍자 퍼포먼스'라고 했다. 또 “민주주의의 최고 가치는 표현의 자유”라며 “시대와 어울리지 못하는 정부가 있다면 나가달라고 정중히 말할 것”이라고 썼다.

경찰은 전단을 직접 뿌린 이들에게는 건조물침입 혐의 및 경범죄처벌법을, 이 작가에게는 명예훼손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