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 처리가 무산됐던 공무원연금 개혁 법안을 재추진하기 위한 고위 당·정·청 회동이 주말을 앞둔 15일 심야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진 긴급 회동은 참석자들의 최측근이나 당청 핵심 관계자들조차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정도로 비밀스럽게 열렸다.
회동 사실을 알았던 극소수의 인사들도 휴대전화를 아예 꺼버린 채 회동 사실을 일절 함구하는 등 '극비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기자들의 문의전화를 받고서야 파악에 나섰으며, 총리실 핵심 관계자들도 회동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국무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참여했으며, 논의 중간에 연락을 받고 현정택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합류했다고 한다.
회동 결과는 김 대표가 여의도 당사로 이동해 3문장으로 짧게 작성된 보도자료를 직접 확인한 뒤 오후 11시 19분께 서면브리핑 형식으로 배포하도록 지시했다.
참석자들은 측근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전날부터 물밑에서 일정 조율에 들어갔으며, 최종적으로는 이날 오후에서야 회동 시간과 장소가 확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긴급 회동이 이뤄질 기미는 오전부터 조금씩 감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14일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 의원회관의 김 대표 방을 찾아와 한참동안 대화를 나눈 것과 관련, 김 대표가 이날 "(청와대와) 오해를 많이 해소했다"고 언급하면서 고위 당·정·청 회의가 조속한 시일 내에 잡힐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도 오전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5월2일 합의에 대해 의견을 조율해서 한목소리를 내야 하며, 의견 조율을 위해 당·정·청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시급히 만나 여권 전체의 목소리를 통일해야 한다"고 모임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4·29 재·보선에서 고생한 사무처 당직자들을 격려한다는 차원에서 이날 오후 6시로 잡았던 만찬을 갑자기 30분 앞당겨 오후 5시 30분께 시작했고 오후 7시께 일찌감치 만찬장을 떠나 당·정·청 회동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길게 끌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며 "당정청 회동은 오늘로 끝이며 협상은 유승민 원내대표가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밤늦게 회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내 모처로 알려진 회동 장소를 찾느라 기자들과 회동 참석자들 간 '숨바꼭질'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심야 고위 당정청 긴급 회동...극비 군사작전?” 2시간 핸드폰 두절,회동 사실 일절 함구
입력 2015-05-16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