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폐증 전문병원 임금체불 간호사 집단 사표

입력 2015-05-15 16:31
경남 밀양에 있는 진폐증 전문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 인력이 임금체불로 최근 집단 사표를 내면서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밀양시 내이동에 있는 도내 유일의 진폐증 전문병원 간호사 13명과 간호조무사 30명 가운데 31명(간호사 11명, 간호조무사 20명)은 지난 12일 무더기로 사표를 낸 뒤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경영사정이 악화되면서 병원이 수개월간 임금을 체불해 벌어진 일이다.

간호사 등은 최근 7∼8개월간 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고, 급여도 3개월여 간격으로 한꺼번에 받는 등 제때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표를 낸 간호 인력을 제외하고 의사 8명, 남은 간호사·간호조무사 12명 등 턱없이 부족한 인원으로 병원이 운영되는 가운데 지난 14일과 15일에 2명이 복귀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머지는 여전히 복귀하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인력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입원환자들 진료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병원에는 간호인력 집단 사표 사태 당시 진폐증 환자 178명이 입원해 있었다.

정상적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할 환자 대부분은 이번 사태에 불안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폐증 환자를 관리하는 근로복지공단 측은 이날 현재까지 환자 23명을 다른 지역에 있는 진폐증 전문병원으로 전원시켰고 나머지도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을 호소하면서도 대부분 10년 넘게 이 병원에 장기 입원한 환자들이어서 전원을 꺼리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남은 인력들이 응급상황은 관리하고 있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사실상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환자들이 이른 시일 안에 전원하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양=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