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의 조금 ‘특별한’ 외교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산호초 지대로 호주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인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일명 ‘대보초’)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호주 정부가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 정부는 이달 말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대보초의 상태에 대한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자메이카, 일본, 포르투갈 등 19개 위원국에 관계 장관과 외교관들을 보냈다. 대보초가 있는 퀸즈랜드주에 있는 석탄 광산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석탄 수출 프로젝트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석탄광산이 모인 퀸즈랜드주 갈릴리 분지에서만 연간 수천만t의 석탄이 생산된다. 호주 정부는 2012년부터 이곳에 9곳의 광산을 열어 대량 석탄 수출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화석연료 사용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 등으로 호주가 자랑하던 대보초는 지난 30년새 약 50%나 감소했다. 환경단체들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호주 정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던 바클리스나 HSBC은행 등도 투자 계획을 유보했다. 다급해진 호주 정부는 토니 애벗 총리까지 나서서 “석탄은 인류에게 유용한 자원”이라며 투자를 촉구했다. 대보초는 길이만 2000㎞가 넘어 우주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자국 세계유산 관심 꺼 달라고 외교전 벌이는 희한한 호주
입력 2015-05-15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