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등 합병증 없이 뇌종양 제거 수술법 개발

입력 2015-05-15 16:38
신체의 운동기능을 관장하는 대뇌 전두엽에 생긴 종양도 사지마비 등 특별한 합병증 없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김영훈 교수와 함께 마치 수면마취와 같이 환자의 통증만 억제하고 의식은 깨운 상태에서 팔 다리 등 사지 감각을 수술 중 환자와 수시로 체크하며 전두엽 ‘중심앞이랑’에 생긴 종양을 절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뇌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대뇌는 수많은 신경세포의 집합인 대뇌피질로 덮여있다. 대뇌피질은 감각, 운동, 언어 등 고차원적 기능을 결정하는 중추로 부위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

대뇌피질 중 전두엽과 두정엽 경계에 위치한 중심앞이랑은 신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곳이다. 여기에 전기 자극을 가하면 반대편 신체에서 특정 운동과 관련된 근육이 수축한다.

중심앞이랑에 종양(병변)이 생기면 반대쪽 팔, 다리, 안면에 마비가 오는 등 운동장애가 생기는 이유다. 이 경우 수술을 해야 하지만, 수술로 인해 중심앞이랑이 손상될 수 있고, 결국 후유증으로 운동장애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정 교수팀은 이를 각성 뇌수술법으로 극복했다. 말하자면 수술 중 환자의 의식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뇌수술을 진행, 혹시 마비감이 오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정 교수팀은 이런 각성 시 뇌수술을 33명에게 시행하고, 합병증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0명은 수술 후 합병증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22명에겐 약간의 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대부분 수술 후 3개월 이내 호전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결과는 신경학 분야 국제 학술지 ‘뉴로서저리’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