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지로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 복원한다

입력 2015-05-14 21:04
한지(韓紙)가 교황 요한 23세가 애용하던 지구본을 복원하는 데 사용된다.

교황 요한 23세 재단은 한지를 이용해 요한 23세의 애장품이었던 지구본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이탈리아 밀라노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전했다.

에치오 볼리스 재단 이사장은 “요한 23세 교황은 입버릇처럼 ‘전 세계는 나의 가족’이라며 지구본을 항상 옆에 두었다”면서 “지구본에는 제작 당시 교구 상황 등이 기록돼 가톨릭 교회 역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요한 23세 지구본을 한지로 복원하는 작업을 맡게 된 넬라 포기는 “한지는 길고 고르게 분포된 섬유질이 특징이며 특별히 두드러진 결이 없는데다 장력이 좋아 입체적 형태의 지구본을 복원하는데 최적의 재료”라고 말했다. 지구본 복원작업은 내년 2월에 마무리되어 일반에 재공개될 예정이다.

교황 요한 23세는 주프랑스 교황청 대사로 재직하던 시기(1949~1952년)에 한국전쟁 등에 대한 우려를 자신의 일기에 기록하고, 한국 외교관·성직자들과도 자주 만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고 밀라노 총영사관은 설명했다.

장재복 총영사는 “지구본뿐만 아니라 교황이 14세 때부터 기록한 수백 권의 일기와 문헌, 여권 등 여러 기록물을 한지로 복원할 것을 재단 측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