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벤츠 기술자들이 찾아낸 안락함과 안전의 조화 ‘마이바흐’

입력 2015-05-14 21:24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의 뒷좌석 시트는 43.5도까지 눕혀졌다. 시트조절 버튼을 누르자, 조수석은 앞쪽으로 밀리고, 뒷좌석이 젖혀지면서 발받침대가 나와 잠을 잘 수 있을 정도의 좌석 상태가 됐다. 43.5도는 벤츠 기술진들이 찾아낸 안락함과 안전을 절충한 최적의 각도였다. 더 이상 눕혀지면 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안전벨트 밑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뒷좌석 위쪽 손잡이 부근에는 운전석 백미러와 연결된 작은 스피커가 달려 있었다. 음성 증폭 기능으로, 뒷좌석에서 작은 소리로 말해도 운전자에게 또렷하게 들리도록 했다. 센터 콘솔 안에는 비행기 1등석 좌석처럼 접이식 테이블 2개가 들어가 있다. 주행 중에도 자료를 읽거나 노트 필기가 가능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빌딩에서 상암동과 영등포를 거치는 1시간 거리를 벤츠의 전문 기사가 운전하는 동안 시승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클래스는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 브랜드로 꼽힌다. 국내에 판매되는 60여종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중 최상위 모델이다. 5.45m의 길이에 530마력, 제로백(0㎞에서 100㎞에 이르는 시간)이 5초에 불과하며 각종 첨단 편의·안전장치로 무장한 최고급 세단이다.

벤츠 측은 마이바흐 S 600을 “전 세계 양산차 중 가장 조용한 세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사이드 윈도우, 삼각형 창문, 뒷 유리 등 뒷좌석 탑승자의 머리가 있을 모든 위치를 고려해 소음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실제 70~90㎞ 주행 시에도 실내소리는 사무실 소음 정도라는 60㏈ 후반에서 70㏈ 초반을 유지했다.

벤츠의 최첨단 안전장치들도 대거 장착됐다. 단순해 보이는 안전벨트에도 다양한 기술들이 적용됐다. 정면 충돌 초기 단계에 안전벨트가 탑승객의 몸을 충격 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고, 충돌이 일어나면 벨트 내 에어백이 부풀어 오르게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2차 추돌을 방지하기 위한 브레이크 압력을 높여주는 기능, 능동형 차선 이탈 방지 장치, 지면의 요철을 미리 감지하는 매직 바디 컨트롤 시스템 등 수십 가지의 안전장치들이 적용돼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승용차로 유명세를 누렸던 마이바흐가 2년 만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상위 서브 브랜드로 재탄생해 국내에 판매된 지 1개월이 조금 넘었다. 사전예약만 280여대고, 지난달 판매량이 110대를 기록했다. 판매가는 2억9400만원으로 웬만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