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컨퍼런스 개막] 핀테크 기업 ‘랜딩클럽’ 공동창업자 소울 타이트 키노트 기조연설

입력 2015-05-14 20:25

‘돈이 필요하지만 은행에 갈 수 없는 사람과 여윳돈을 굴리고 싶은 사람을 연결해주면 어떨까.’

미국의 대표적 핀테크(Fin-tech·정보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금융) 기업으로 성장한 ‘렌딩클럽(Lending club)’은 단순한 아이디어에 IT기술을 접목시켜 ‘P2P(Peer to Peer·개인 간 연결)’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냈다. 렌딩클럽의 공동 창업자인 소울 타이트는 14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에서 열린 스타트업 콘퍼런스 ‘비글로벌 서울 2015’에 참석해 “오늘 태어난 사람은 앞으로 10년 후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않을 정도로 인터넷 금융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존 대형 은행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로 서로 협력해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렌딩클럽은 높은 문턱 탓에 은행 대출이 어려워 고리로 대부업체에 돈을 빌릴 수밖에 없던 이들을 위해 ‘중간 금리 제공’이라는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대신 온라인 기반 서비스로 비용을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렌딩클럽은 2007년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상장됐다. 기업가치는 9조원에 달할 정도로 대표적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핀테크 산업은 첨단 기술과 아이디어를 등에 업고 기존 금융 산업과 전혀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단순 결제나 송금 뿐 아니라 금융자산관리, 금융데이터분석 등 분야와 형태도 다양하다. 최근 핀테크 산업에 대한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금융 산업 규제로 인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핀테크 기업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는 콘퍼런스에서 “오히려 규제가 많은 상황에서 생각을 전환하면 기회가 있다”며 “규제가 많을수록 규제당국을 설득하고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제 막 걸음을 뗀 핀테크 스타트업의 경우 규제로 성장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타이트는 중국에서 렌딩클럽 방식의 ‘다이안롱닷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는 특히 핀테크 산업에 있어서 문화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렌딩클럽의 방식을 그대로 중국에 적용하지 않고 중국 문화에 맞게 이자를 낮게 책정하는 등 현지화했다는 것이다. 타이트는 “문화와 철학을 이해한 핀테크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