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 필승 카드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룹의 모태가 된 명품관 전체를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낙점했다. 신세계가 면세점 부지를 확정함에 따라 ‘유통 공룡’ 간 시내면세점 유치 경쟁도 한층 더 격화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은 14일 “신세계의 상징인 본점 명품관 전체를 시내면세점으로 파격 전환해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다음달 1일 특허 신청 마감을 앞두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본점을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시장성과 상징성면에서 본점을 최종 후보지로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본점 명품관은 일제시대인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미쓰코시 경성점)이다. 해방 후 1955년 동화백화점을 거쳐 1963년 신세계백화점으로 탈바꿈했다. 중앙계단, 고전적인 스타일의 엘리베이터, 내부자재 등이 ‘랜드마크’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는 게 신세계 측의 평가다. 신세계는 본점 명품관에 1만810㎡ 규모의 면세점을 계획하고 있다. 또 1935년 건립된 SC은행 건물을 활용해 관광객 편의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본관 옆에 있는 SC은행 건물을 850억원을 투자해 되찾았다.
본점이 명동과 남대문 시장을 잇는 위치에 있는 만큼 남대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시킬 방침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상권의 경우 면세점 공급이 부족해 오랫동안 줄을 서서 쇼핑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며 “신세계는 차별화된 고품격 면세점을 선보여 시장을 키우고 관광산업 및 내수경기 활성화,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세계가 시내면세점 후보지를 확정함에 따라 입지를 확정한 5개사는 자신의 입지가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점을 적극 내세울 전망이다. 관세청이 밝힌 심사 평가표에는 1000점 만점 중 관광 인프라 등 주변환경요소가 150점이다. 업계에선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운영인의 경영능력(300점)에 비하면 낮은 배점이지만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참여 의사를 밝힌 업체가 다 유통 대기업들로, 심사 과정에서 경영능력 등에서 크게 편차를 크게 두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입지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지와 함께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도 적극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내면세점에 새로 참여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 같은 기존 사업자에게 유리한 부분보다 입지, 상생 등을 부각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중소·중견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다른 업체들이 중소·중견기업 상품 취급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상황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신세계,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본점 명품관 카드 내놔
입력 2015-05-14 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