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두고 새누리당에서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쪽은 ‘대통령 정무특보 사퇴’를, 다른 쪽은 ‘탈당’까지 거론하며 배수진을 쳤다. 주호영(대구 수성을), 김재경(경남 진주을) 의원 얘기다.
매년 8월쯤 정부가 새해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그때부터 관심은 예결위로 집중된다. 정원 50명인 예결위는 어느 예산을 깎고 늘릴지 결정하는 ‘칼자루’를 쥐고 있다. 이 때문에 위원 구성에 여야 배분, 지역 안배가 철저히 고려된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총괄책임자인 위원장이다.
대개 예결위원장과 윤리특별위원장은 1년씩 교대로 맡아왔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좀 복잡하다. 발단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완구 당시 원내대표가 취임하고 상임위 조정이 이뤄졌다. 신임 원내지도부는 3선 의원 10명에게 상임위 신청을 받았다. 3선 중 나이가 적은 축에 속했던 김 의원에게는 예결위원장직이 먼저 제안됐다고 한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무위원장에 대한 의지가 강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선에서 정우택 의원에게 패해 윤리위원장을 맡게 됐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예결위원장은 제가 윤리위원장을 맡으면서 이미 관례에 따라 ‘메이드’(made)된 자리여서 경선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주 의원의 주장은 다르다. 주 의원은 예결위원장을 마음을 두고 있었지만 이 원내대표의 끈질긴 요청에 정책위의장으로 선회했다. 정책위의장을 마치고 예결위원장을 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됐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정무위원장 경선에서 패한 김 의원을 배려해 윤리위원장을 맡겼는데 이제와 관례 운운하는 것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놓으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주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 예산을 심의하는 예결위원장과 대통령 정무특보 겸직은 곤란하다고 보기 때문에 사의 표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경선 전에 사태가 정리되지 않으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은 PK(부산·경남), 주 의원은 TK(대구·경북) 출신이어서 지역 간 대결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여의나루] 예결위원장이 뭐길래… 與 3선 주호영-김재경 격돌
입력 2015-05-14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