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SLBM의 기술수준은 과연?

입력 2015-05-14 17:25
방송화면 캡처

지난 8일 시험발사된 북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성능과 위협수준을 놓고 국내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북한문제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물밖으로 밀어내는 사출기술 시험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 전력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전문연구기관 한 연구원은 14일 “이번에 더미탄(모의탄)으로 사출시험을 한 것은 초보단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잠수함에서 밀어낸 미사일이 물을 벗어나 공중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 발사한 잠수함이 정상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지를 알아본 시험으로 SLBM개발의 초기단계라는 지적이다.

사출시험에 성공해도 사격통제 등 복잡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단 1개의 수직발사관을 가진 단 1대의 신형잠수함만 갖고 있어 운용에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LBM탄도 생산해내야 하고 이를 장착할 수 있는 잠수함도 양산해 내야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SLBM에 적합한 소형화된 탄두를 만드는 일도 만만치 않다. 고폭탄을 사용할 수 도 있지만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핵무기를 장착하려면 탄두무게를 650㎏정도로 줄여야한다. 하지만 북한은 아직까지는 핵탄두를 1t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해양무기체계전문가들은 북한 SLBM기술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수함전문가 문근식 해군 예비역 대령은 “모의탄이지만 150m까지 날아갔다는 것은 사출시험이 물 밖으로 나오는 수준이 아니라 추진 장약을 넣은 상태에서 점화가능성도 본 것”이라며 “이번에는 소량만 사용해 100여m 나갔지만 장약을 최대화하면 상당한 거리를 갈 수 있다는 것이 검증된 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번 수중발사시험은 처음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문가는 모의탄이 물밖으로 나온 뒤 사선으로 올라가는 모습은 이미 자세제어기술과 사격통제기술을 북한이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다. 단 한 차례의 실험으로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그는 “2006년 미 의회보고서는 북한이 1990년대 구 소련으로부터 골프급 잠수함을 10여척 도입했고 당시 전문가 20여명이 북한에 들어간 것으로 되어 있다”며 “SLBM기술전수를 온전히 받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기술전수된 지 25년이 지났다는 것은 이미 SLBM탄뿐 아니라 이를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역시 상당수 복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전문가는 “북한은 구 소련의 기술을 기반으로 수차례 실험을 거쳐 안정적인 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봤다.

북한의 무기획득과정이 다른 나라처럼 정상적인 개발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무기개발과정은 다른 나라보다 휠씬 짧았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도 군이나 정부가 예측하는 4~5년보다 훨씬 더 빨리 전력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무엇보다도 SLBM은 은밀성과 기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비행시간이 짧고 비행고도가 낮은 디프레스 방식으로 발사되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