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옆에 있음 너도 왕따야, 이제 알 때도 됐잖아.”(MBC ‘앵그리맘’)
“일진? 요즘 고등학교에 그런 거 있나? 셔틀, 삥 이런 것도 없을 걸요. 서로 신경도 안 써요, 각자 자기 공부하느라 바빠서….”(KBS ‘후아유’)
학교 폭력과 따돌림, 원조 교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기를 잃은 학교 현장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은 드라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종영한 MBC 수목극 ‘앵그리맘’에 이어 KBS 월화극 ‘후아유-학교 2015’에선 최근 중·고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정면으로 다룬다.
‘앵그리맘’은 학교 폭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사학 비리, 교육계와 정치권의 부패 등을 꼬집어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달 27일 첫 방송한 ‘후아유’의 경우 강남의 명문 자사고인 세강고를 배경으로 쌍둥이 자매의 뒤바뀐 운명을 통해 미스테리한 분위기로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와 교육 환경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10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문보현 KBS 드라마국장은 14일 “교육 문제가 최근 다양한 드라마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아쉬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첫회 시청률 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한 ‘후아유’는 매회 상승 곡선을 타며 지난 12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이 6.0%까지 올라섰다. 동시간대 시청률 순위에선 밀렸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한 회 차 관련 게시물이 3000건 이상 올라오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고 KBS는 설명했다. KBS는 15일 밤 10시35분 첫 방송하는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를 통해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판타지 학원물을 방영한다.
이들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데에는 청소년 연기자들의 활약도 한몫한다는 평가다. ‘앵그리맘’에는 김유정(15)이 출연해 탄탄한 연기력을 뽐냈고 ‘후아유’의 주인공 김소현(15)은 보육원에서 자라며 왕따를 당한 이은비와 강남에서 1등급 성적을 거두며 외모, 집안, 성적까지 빼놓을 게 없는 ‘완벽녀’ 고은별 등 1인 2역을 해내 찬사를 받고 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에는 여진구(18)가 얼굴을 비친다.
아울러 10대 청소년에게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 멤버를 내보내 화제성도 더했다. ‘앵그리맘’에서 비원에이포의 바로(22)와 걸그룹 오렌지캬라멜 리지(22)가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후아유’에는 비투비 육성재(20)가 출연하고 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에는 씨엔블루 종현(24)과 에이오에이의 설현(20)이 나온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학원물 드라마의 진화… 후아유·앵그리맘, 현실적 소재로 호평
입력 2015-05-14 1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