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이완구 전 총리 사실상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 없다”

입력 2015-05-14 10:01 수정 2015-05-14 14:04

‘성완종 리스트’ 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10시 사실상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마련된 서울고등검찰청에 출석한 이 전 총리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국민들께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검찰에서 제 입장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또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후 여러분과 인터뷰 기회 갖도록 검토하겠다. 검찰 조사 받기 전에 구체적 입장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 사전에 질문 받지 않겠으니 양해해 달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비교적 여유있고 담담한 표정으로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8명의 정치권 인사 중 홍준표 경남지사에 이어 두번째로 소환조사를 받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3000만원을 건네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성 전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번 재보궐선거(2013년) 때 선거사무소에 가서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밝혔다. 여기에 성 전 회장의 측근은 음료수 '비타500' 박스에 이 돈을 담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수사팀은 이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고 의심되는 시점인 2013년 4월4일, 충남 부여 선거사무소로 성 전 회장을 수행한 비서 금모씨와 운전기사 여모씨 등을 여러차례 불러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 출두 이완구 옆통수.mp4 3000만원 불법 수수 의혹이완구 전 국무총리 검찰 출두 영상입니다.기자들 취재가 이렇게 힘듭니다.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길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완구 전 총리가 한 말인데요.우리도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검찰 수사 지켜보겠습니다.#이완구 #진실못이겨 #우리의기대도마찬가지

Posted by on 2015년 5월 13일 수요일


또 당시 이 전 총리의 일정을 담당했던 비서와 재보선 캠프 자원봉사자 등도 불러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이 만난 사실이 있는지, 금품이 오간 것을 목격했는지 여부를 추궁해왔다.

수사팀은 그간 확보한 자료와 관계자들의 진술을 통해 금품의 액수와 시점, 금품 전달 경위가 모두 특정된 것으로 보고 이 전 총리에 대한 소환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사건이 불거진 이후 측근을 통해 목격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수사팀은 전날 이 전 총리의 측근이자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비서관을 불러 조사했다. 이미 목격자를 회유하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전 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 회유 의혹 등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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