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원 짜리 자전거 도둑 CCTV 잘도 피해간다 했는데… 잡고 보니 빌딩 경비원

입력 2015-05-14 07:31 수정 2015-05-14 08:52
사진= 기사내용과는 무과함. 국민일보DB

수백만원대 자전거를 훔쳐 CCTV 사각지대로만 피해 다니며 ‘완전범죄’를 꿈꾼 자전거 도둑이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붙잡혔는데, 잡고 보니 빌딩 경비원이었다.

14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서울 구로구의 한 빌딩 경비원 송모(57)씨를 절도 혐의로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절도 사고는 지난 7일 이 빌딩 주차장에 묶어둔 조모(42)씨가 자전거를 도둑맞았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출퇴근용으로 쓰던 시가 380만원짜리 독일제 산악용 자전거로, 전날 타고 왔다가 술 약속이 있어 두고 갔는데 밤새 온데 간데없이 사라진 것.

경찰은 도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6일 밤 시간대 빌딩 내부 CCTV를 뒤졌지만 자전거를 훔치는 장면을 확인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부터 경찰의 끈질긴 추적이 시작됐다.

경찰은 해당 건물 전체와 주변의 CCTV 62개를 샅샅이 뒤졌고 그 결과 CCTV 사각지대로 누군가가 자전거를 옮기는 희미한 모습을 찾아냈다.

CCTV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촬영 사각지대로만 이동해 거의 화면에 잡히지 않았던 것.

경찰은 CCTV의 위치를 잘 아는 이 건물 경비원 송씨를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그가 강력하게 부인하자 이번엔 물증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송씨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고, 마침내 지난 12일 송씨 아파트 지하 계단 난간에 묶여 있던 문제의 자전거를 찾아냈다.

조사 결과 송씨는 6일 밤 자전거를 묶어둔 자물쇠를 쇠톱으로 잘라내고는 CCTV가 포착할 수 없는 경로로 자전거를 옮겨 건물 외진 곳에 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경찰에서 “조씨가 타고 다니던 자전거가 좋아 보여서 욕심이 나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