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자녀 위해 쓰레기통 뒤지다… 절도죄로 체포된 부모

입력 2015-05-14 02:33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캡처

굶주린 두 자녀를 위해 쓰레기통을 뒤진 부모가 절도죄로 재판에 넘겨지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믿을 수 없을 만큼 안타깝고도 황당한 사건은 선진국인 영국의 한 도시에서 일어났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은 네 살 아들과 두 살 딸을 둔 영국의 한 부부가 대형마트 테스코에서 버린 음식물을 챙기다가 절도죄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생계가 어려운 케리 바커와 폴 바커 부부는 굶주린 아이들을 보다 못해 유통기한이 지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들을 몰래 가져와 왔다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들 부부는 푸드뱅크 등 최소한의 복지혜택도 받지 못했다. 두 사람은 하는 수 없이 쓰레기통을 뒤지게 됐고 CCTV에 그 모습이 포착되면서 절도죄로 체포되고 말았다.

사건을 맡은 검찰은 냉정했다. 검찰은 “이들 부부는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침입했고, 테스코 정책상 버린 음식물을 다른 이에게 주지 않으니 절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판사는 재판에서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벌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며 부부에게 선처를 베풀었다.

법원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내에게 치료를 지원하고, 이들 부부에게 일자리를 구해 줄 방침이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