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180도 꺾어진 이 아이…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을까

입력 2015-05-14 00:56 수정 2015-05-14 01:21
미러 웹페이지 캡처

비쩍 마른, 작은 몸에 목이 180도로 구부러진 12살 인도 소년 마헨드라 아히르와.

2살 때부터 근육이 줄어드는 선천성질환에 걸리면서 목이 완전히 꺾이게 됐다. 그가 보는 세상은 하늘과 땅이 전부다. 엇핏 보면 머리가 몸에 덩그러니 달려있는 듯하다.

유명 병원에서도 치료를 포기해 하루종일 벽에 기대 생활하고 있다. 소년의 부모는 “고통 속에 사느니 차라리 아들이 죽는 게 낫다”고 하소연한다.

이처럼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어둠의 터널 속에 갇혀있던 소년의 앞 날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전세계로부터 쇄도한 뜨거운 관심과 기부 행렬 덕분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대중지 ‘미러’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언론을 통해 처음 마헨드라의 사연이 공개되기 전까지 그의 현실은 절박했고 앞날은 암울했다.



하지만 정형외과 의사 라자고팔란 크리슈난 박사를 만나면서 그와 가족들에게 꿈꾸지 못했던 기적이 일어났다. 크리슈난 박사는 마헨드라의 상태를 살펴본 결과 “머지 않은 미래에 수술로 그의 목을 똑바로 펼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크리슈난 박사는 영국 국가건강보험(NHS)에서 15년간 수석 정형외과 의사로 일한 베테랑이다. 인도로 돌아 온 뒤에는 뉴델리 인드라프라슈타 아폴로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인도의 어떠한 의사들도 거들떠 보지않는 ‘복잡 기형’ 수술을 주로 하고 있다.

크리슈난 박사팀은 엄청난 수술비를 일체 받지 않기로 했다. 기적은 이뿐 아니었다. 전세계로부터 뜻하지 않은 기부 온정도 이어졌다.

영국 리버풀 출신의 줄리 존스(34)는 마헨드라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뒤 온라인에 ‘크라우드 펀드 페이지(www.crowdfunder.co.uk/MahendraAhirwar)를 개설했고 한달여만에 1만파운드(1700만원) 이상이 모아졌다.

줄리는 “내게도 6살 아들이 있다. 만약 아들이 마헨드라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리고 치료할 돈이 없다면 어떨까 상상해 봤다"면서 "그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1만파운드가 모이는 걸 보고 나도 놀랐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마헨드라의 아빠 무케쉬 아히르와(40)도 지난 몇주 동안 일어난 일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 그는 “많은 의사들이 치료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크리슈난 박사는 아들의 장애를 고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줬다”면서 “하루 빨리 수술이 이뤄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전혀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들을 도우려고 나서 준 것도 믿을 수 없다"면서 "그들의 온정이 너무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

며칠 전 뉴델리 아폴로병원에서 몇가지 테스트를 받은 마헨드라는 올 여름 목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마헨드라의 사연은 페이스북에 포스팅 된 후 162만명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