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서 13일 오전 총기를 난사한 최모(23)씨 전날 밤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육군은 이날 “다 죽여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간 최씨의 2장짜리 유서를 전투복 오른쪽 주머니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내용으로 미루어 사고 전날인 12일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3년 10월 전역한 최씨는 현역시절 B급 관심병사였고 우울증 치료 기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유서에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고 밝혀 계획적으로 총기난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GOP 때 다 죽이고 자살할 기회를 놓친 게 후회된다”며 “수류탄, 한 정 총 그런 것들로 과거에 했었으면 (하는) 후회감이 든다”고도 썼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며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아있으니까 살아가는 것 같다”고 적었다.
최씨는 이날 실탄 10발이 든 탄창을 받아 표적지를 향해 1발을 쏜 뒤 갑자기 일어나 뒤에서 훈련을 보조하던 부사수와 옆 사로에서 사격하던 예비군들을 향해 7발을 난사했다. 이어 9번째 실탄으로 자살했다.
총격을 받은 4명 중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박모(23)씨와 윤모(24)씨가 치료 도중 숨졌다.
[다음은 유서내용 전문]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왜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수 없이 내 머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무슨 목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살아있으니깐 살아가는 것 같다.
하기 싫고 힘들고 그럴 때 잠이라는 수면을 하면 아무 생각도 안나고 너무 편하다 깨어있는게 모든 것들이 부정적으로 보인다.
내 자아감, 자존감, 나의 외적인 것들, 내적인 것들 모두 싫고 낮은 느낌이 밀여오고 그렇게 생각한다.
죽고 싶다. 영원히 잠들고 싶다.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으로 되어간다.
나는 늙어가는 내 모습 이 너무 싫고 나의 현재 진행형도 싫다.
그래서 후회감이 밀려오는게 GOP때 다 죽여 버릴만큼 더 죽이고 자살할 걸 기회를 놓친게 너무 아쉬운 것을 놓친게 후회 된다.
아쉽다.
75발 수류탄 한 정 총 그런 것들이 과거에 했었으면 후회감이 든다.
내일 사격을 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는 자살하고 싶다.
내가 죽으면 화장 말고 매장했으면 좋것다.
그런 다음 완전히 백골화가 되면 가루를 뿌리던가 계속 매장하던가 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인생 살면서 수많은 신체의 고통이 있었지만 가장 고통 스러운 것은 화상당하였을 때와 화생방했을 때 죽어가는과정이란게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여 죽는게 두렵다.
그게 가장 두렵다.
그래서 죽어있으면 화장하게 되는데 죽으면 아무것도 아에 없지만 화장이란 과정자체는 훼손 및 모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모든 상황이 싫다. 먼저가서 미안하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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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3 23:09 수정 2015-05-13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