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안양 환전소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곤(42)이 필리핀에서 8년 만에 한국으로 송환됐다. 김성곤은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에도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납치·강도 범행을 일삼았다.
법무부는 필리핀 사법당국으로부터 김성곤의 신병을 인도받았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뒤 즉시 부산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됐다.
김성곤은 공범 7명과 강도단을 결성해 2007년 7월 경기도 안양의 한 환전소에서 여직원(당시 25세)을 살해하고 1억8500만원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공범 최세용(48)은 태국에서 붙잡혀 2013년 10월 국내로 송환됐으며 현재 강도살인 등 12건의 범죄행위에 대해 재판을 받고 있다.
김성곤은 필리핀 도피생활 중에도 2008년부터 수년 간 최세용 등과 함께 한국인 관광객 10여명을 연쇄 납치하고 석방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도 받고 있다. 2011년 12월 현지에서 불법 총기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으나 12일 만에 탈옥했다가 2012년 5월 다시 검거됐다. 지난해 9월 필리핀 법원에서 징역 최장 5년4개월이 확정됐다.
법무부는 필리핀에서의 형 집행을 중지하고 국내에서 수사·재판을 우선 받도록 하는 ‘임시인도’ 방식의 범죄인인도를 통해 김성곤의 신병을 확보했다. 양국 간 전례가 없었던 일이다. 이를 위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필리핀 고위 당국자에게 친서를 전달하고 직접 면담했다고 한다.
김성곤은 국내에서 수사·재판이 끝나면 다시 필리핀으로 이송돼 잔여 형기를 채우게 된다. 이후 국내로 재송환돼 한국 법원이 선고한 형기를 마쳐야 한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해사건' 피의자, 도주 8년 만에 국내 송환-필리핀서도 납치.강도
입력 2015-05-13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