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소환조사를 앞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3000만원 수수의혹을 두고 ‘결전’을 예고하고 있다. ‘승부처’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수행비서 금모(34)씨의 증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금씨의 증언을 토대로 돈 전달 정황을 대부분 복원했다고 자신한다. 반면 이 전 총리 측은 증언에 신빙성이 없다며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금씨를 잇따라 소환한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이 전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할 당시 정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씨의 진술이 한 달 남짓 동안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의 동선을 복원하던 수사의 정점을 찍은 셈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금씨 진술을 “성 전 회장의 진술에 준하는 진술”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검찰은 13일에도 금씨를 불러 진술에 모순이 없는지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예상보다 빨리 이 전 총리에게 소환을 통보한 것도 이번 사건의 유일한 직접증거인 금씨 진술로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운전기사 여모씨도 다시 불러 성 전 회장의 동선을 재확인했다. 이미 검찰은 “성 전 회장과 이 전 총리가 독대했다”는 이 전 총리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 한모씨, 전 운전기사 윤모씨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맞서 금품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이 전 총리 측은 금씨의 진술을 최대한 흔드는 방어 전략을 준비 중이다. 비타500 박스와 노란색 서류봉투, 쇼핑백까지 돈을 어디에 담았는지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시나리오별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이 전 총리 측은 기본적으로 금씨 진술이 객관적 상황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본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오랫동안 정치권에 몸담았던 이 전 총리가 성 전 회장을 독대하는 자리에 낯선 수행비서가 돈을 들고 들어오도록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금씨가 돈을 들고 들어온 장면을 목격한 캠프 관계자가 없다는 주장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현직 충남도의원 등 당시 선거캠프에 있었던 일부 관계자들은 성 전 회장의 방문 사실에 대해 “본 기억이 없다”며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13일 검찰에 소환된 당시 선거사무국장 김민수 비서관은 이 같은 진술이 담긴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의 증언을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의 진술이 엇갈릴 뿐더러 ‘보는 눈’이 많은 선거사무소에 불법 정치자금을 들고 왔다는 금씨 진술은 말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수사팀은 이 전 총리 측에서 말을 맞췄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김 비서관이 이 전 총리와 성 전 회장의 독대 사실을 폭로한 윤씨를 회유하려 했다는 정황이 제기된 상황이다. 수사팀이 거꾸로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들의 진술 신빙성을 공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전 총리 측은 “오간 대화의 전체적 맥락을 보면 회유나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현수 신훈 기자 jukebox@kmib.co.kr
‘3000만원 수수 의혹’ 이완구 특별수사팀 승부처는 수행비서 진술
입력 2015-05-13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