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기반 국제구호개발NGO ‘굿피플’이 13일 네팔 지진 재난 현장 전도 논란에 대해 “불미스러운 일로 네팔 상처 드려 죄송하다”고 즉각 해명했습니다. 무리한 선교를 지적하는 네팔 온라인 매체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잘못을 숨기지 않고 바로 고개 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이러니 기독교가 욕을 먹지”라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통감합니다.
굿피플 네팔 재난 현장 전도 논란은 네팔의 한 온라인 매체 보도로 공론화 됐습니다. 하바르는 구호활동 하러 한국의 굿피플이란 단체가 재난을 당한 현지인에게 비타민과 성경을 전달하면서 “그들은 이런 재난은 예수가 아니라 큰 거인과 같은 힌두교 신들을 믿어서 벌어진 일이므로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는 “한국의 기독교단체가 구호활동이 아닌 불쾌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인터넷으로 퍼졌습니다.
비난 여론이 당연히 거셌습니다.
이 때문인지 굿피플은 즉각 해명자료를 냈습니다.
굿피플은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 표명에서 굿피플 소속 의사 8명이 9일부터 11일까지 네팔 만탈리 지역에서 재난의료활동을 펼치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일이 일어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굿피플은 “이번 진료현장 접수처에서 긴급구호와 상관없는 기독교적 메시지가 담긴 유인물이 배포된 것이 확인됐다”며 “이로 인해 진료 현장을 찾은 네팔 지역주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됐다”고 사과했습니다.
배포된 유인물은 한 의료진이 개인적으로 가져온 영어 전도지라고 합니다. 본부와 상의 없이 제공했다고 해명이었습니다.
굿피플은 ‘긴급구호 활동 시 종교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사전 교육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잘못은 잘못입니다.
굿피플은 굿피플 소속으로 파견된 의료진이 구호 현장에서 벌어진 불미스런 일 때문에 네팔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드리게 됐다고 고개 숙였습니다. 해당 의사는 굿피플의사회에서 제명한다고 합니다.
굿피플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네티즌들은 분노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개인의 돌발 행동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니들이 선교지에 봉사 가서 자주 벌이는 일 아니냐”는 겁니다.
사실 많은 기독단체가 재난 구호 현장 전도 논란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봉사자가 입은 조끼나 구호 물품에 쓰인 성경 구절도 엄밀히 놓고 보면 전도입니다.
그러나 과하면 탈이 나는 법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선한 일이라고 해도 드러내놓고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수 사랑을 실천하는 크리스천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면에서 향기가 풍겨나온다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의 향기’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논란은 많이 아쉽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교회누나의 천국이야기 19] 네팔 지진 현장 전도 논란…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아쉬운 이유
입력 2015-05-13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