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재정 건전성 확보 ‘페이고 원칙’ 거듭 강조

입력 2015-05-13 20:56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5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 건전성을 주문하면서 ‘페이고(Pay-Go)’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페이고 원칙’이란 지출을 늘리거나 수입 감소를 유발하는 법안은 반드시 다른 수입증가나 지출 감소를 통해 상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재정에서 지출 계획을 짤 때 재원 조달계획도 함께 짜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등에서 실시돼 재정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재정준칙 도입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페이고’ 원칙”이라며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재정을 수반하는 법률 입안시 재정조달 방법도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은 우리 경제 최후의 보루인 만큼 중장기 건전 재정기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재정 지출을 야기할 수 있는 ‘의원입법’을 겨냥한 듯한 언급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가정에서도 어머니들이 새로 돈 쓸 곳이 생기면 빚을 내기보다 불필요한 씀씀이부터 줄여나가듯이 나라 살림살이도 이런 원칙에 따라 운용하자는 것이 ‘페이고’의 근본 취지”라고 말했다. 특히 “돈 버는 사람 따로 있고, 돈 쓰는 사람 따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며 입법을 통한 무분별한 지출 증가에 대한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지난 6일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의원입법을 통해 규제 양산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데 이어 이번에는 재정 건전성을 예로 들면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재정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요 ‘반달’의 한 소절을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애들의 노래 중에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란 노래가 있다”며 “이런 재정전략 없이 우리가 재정을 운영하는 것은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바닷길을 가려는 것이나 똑같다. 이렇게도 비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참 중요한 회의”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재정개혁의 속도전과 더불어 정부 출연금 및 융자금 누수방지 대책 마련, 음성·탈루소득 과세 강화 및 비과세 감면 정비 등 세입기반 확충 노력 강화 등을 주문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