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암살 미수범 34년 만에 정상인 삶 되찾을 듯

입력 2015-05-13 15:02
자료=베테랑스투데이

34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로널드 레이건 암살미수범 존 힝클리 주니어(60)가 자유의 몸이 될 전망이라고 LA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힝클리는 당시 영화 ‘택시 드라이버’에 출연한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 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이 영화를 16차례나 보며 포스터를 광적으로 흠모했다.

1981년 3월 레이건 전 대통령을 쏜 총알은 심장에서 불과 12㎝ 비켜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제임스 브래디 백악관 대변인은 머리에 총상을 입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다 지난해 사망했다.

힝클리는 정신이상자로 판정받아 교도소 대신 워싱턴DC의 성 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치료감호를 받아왔다.

그는 치료감호 초기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과 ‘귀공자 연쇄살인범’ 테드 번디에게 편지를 쓰고, 병실 곳곳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놓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정신적 안정을 되찾아 2003년 법원이 외출을 허가하면서 한 달에 17일은 89세 노모가 사는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 자택에서 기거해왔다.

힝클리 가족들과 성 엘리자베스 병원 측은 지난달부터 그의 보호감호를 끝내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미 버지니아 주 연방법원에서 12일 열린 청문회에서 폴 프리드먼 판사는 최종변론이 끝난 뒤 힝클리가 조만간 자유인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연방 법무부와 검찰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

그가 잠재적인 위험인물인 데다 언제든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개연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들은 힝클리가 자택에서 50마일을 벗어나지 말아야 하며, 전자발찌를 채우는 한편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 SNS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부 석방을 요구했다.

병원 측은 이 경우 오히려 힝클리에게 ‘낙인 효과’만 안겨줄 뿐이라고 반박했다.

법원 측은 힝클리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는 대신에 1주일에 한 번씩 정신과 의사와 만나도록 하는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석방 문제에 대해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다만, 레이건 전 대통령의 딸 패티 데이비스는 “병원 의사들이 34년 전 발생한 암살미수 사건에서 어떤 책임을 졌느냐”면서 “힝클리는 여전히 기만적이고 폭력 성향이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