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한 포병부대에서 PX병으로 근무하던 이모 일병이 지난달 24일 부대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입대 8개월 만이었다. 숨진 이 일병이 남긴 병영노트에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낱낱이 기록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2일 JTBC 뉴스룸은 이 일병의 병영노트를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빼곡하게 적힌 이 일병 노트에는 선임병들의 어떻게 괴롭혔는지 그 정황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의 복잡한 심경이 낱낱이 쓰여 있었다.
이 일병의 뺨을 때린 후 그냥 실수라고 둘러대는가 하면 '군대만큼 자살하기 좋은 곳이 어디 있느냐'며 얼른 자살하라고 종용하기까지 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이 일병의 카드로 담배를 샀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일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지갑에 돈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 누가 (PX에서) 계속 사달라고 조른다더라"고 밝혔다.
결국 선임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에 지친 이 일병은 고충을 털어놓을 사람조차 없다는 말을 남긴 채 생을 마감했다.
한편 군 당국은 이 일병의 직속 지휘관의 보직을 해임하고, 평소 선임병들의 구타와 폭행이 있었는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 조사에 나섰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군대만큼 자살하기 좋은 곳이 어디 있냐”…자살 종용한 선임병에 경악
입력 2015-05-13 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