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는 펠레”… 과르디올라의 찬사? 저주?

입력 2015-05-13 11:01
바이에른 뮌헨의 호셉 과르디올라(왼쪽) 감독이 UEFA 챔피언스리그 탈락을 확정하고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과 부둥켜안았다. / 중계방송 화면촬영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호셉 과르디올라(44·스페인) 감독에게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후배이자 제자다. 14년 전까지만 해도 직접 선수로 뛰었고 3년 전까지는 지휘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꿈의 무대’를 향한 마지막 관문에서 자신을 쓰러뜨린 옛 제자들에게 박수쳤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28·아르헨티나)를 지목했다. 펠레(65·브라질)를 언급하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13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홈경기를 마치고 메시를 치켜세웠다. 메시는 루이스 수아레스(27·우루과이), 네이마르(23·브라질)와 함께 구성한 바르셀로나의 공격진에서 유일하게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를 받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2년 6월까지 네 시즌 동안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면서 가장 아꼈던 제자다. 2011년 바르셀로나의 우승도 과르디올라 감독과 메시의 합작품이었다.

뮌헨이 3대 2로 이겼지만 최종 스코어에서 3대 5(최종 전적 1승 1패)로 뒤쳐져 탈락을 확정한 이날 메시는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했다. 네이마르가 두 골을 넣었다. 어시스트는 모두 수아레스의 몫이었다. 메시의 발끝에서 공격이 시작됐지만 기록을 남기진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런 메시를 발견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메시는 강하고 빠르다. 최고의 선수다. 언제나 최고를 보여준다”며 “나는 메시와 함께 보냈던 순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메시를 펠레에 견줄 수 있다”고 평했다. 축구선수에겐 최고의 찬사였다. 펠레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평을 받고 있다. 네 차례 출전한 월드컵에서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펠레의 통찰력은 명성을 따라가지 못했다. 반세기 가까이 거의 모든 월드컵에서 펠레로부터 지목을 받은 국가는 조기 탈락하거나 사건에 휘말렸다.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펠레가 우승후보로 꼽은 콜롬비아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콜롬비아의 조별리그 탈락을 확정한 자책골을 넣은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총격으로 사망했다.

SNS의 세계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메시를 펠레와 비교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을 저주로 해석한 의견들이 나왔다. 스페인의 한 축구팬은 “결승전이 승부차기로 넘어가고 메시가 실축하면 다른 방법으로 펠레의 저주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결승전은 다음달 7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4강전 승자와 대결한다. 바르셀로나의 베를린 진군을 저지하지 못한 뮌헨은 ‘안방 우승’ 기회를 놓쳤다. 이미 분데스리가 우승을 확정하고 노렸던 2관왕도 무산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