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수영연맹 이사, 국가대표선수 선발에도 개입

입력 2015-05-13 11:03
명문 체육대 입학 등을 빌미로 학부모들에게서 뒷돈을 받아 구속된 대한수영연맹 이사가 대표선수 선발 과정에도 개입하는 등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비리 의혹에 대한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 6일 구속된 대한수영연맹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상임이사 김모(43·여)씨가 국가대표 선수 선발 등 명목으로도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2년 초부터 같은 해 말까지 학부모 2명으로부터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 국제대회 대표선수 선발, 대학 체육특기생 입학 등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1억9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학부모들의 자녀는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하지는 못했지만 2012∼2013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 대표선수로 선발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명문 체대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하려면 교수에게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다른 학부모 2명에게서도 2011년 9월부터 2013년 5월 사이 1600만원을 뜯어냈다.

그는 2012년 6월에는 전직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국가대표 코치에게 ‘윗선 인사비’ 명목으로 1500만원을 받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윽박질러 선수 부모로부터 7130만원을 뜯은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전직 국가대표로 외국에서 지도자교육을 받고 귀국한 김씨는 2009년부터 개인 클럽을 운영하다가 2011년 대한수영연맹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상임이사로 위촉됐다. 2012년 연맹 이사회 자문기구인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위원회 위원장과 경기력향상위원회·시설위원회·선수위원회 위원, 경기 심판장을 겸직하면서 국가대표 선수 및 코치 추천, 선발심의, 징계 의결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김씨는 학부모에게서 돈을 받기는 했으나 개인레슨비와 작품비, 활동비 등이라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알려지지 않은 피해 사례가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