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장전”… UEFA 챔피언스리그 ‘핵이빨 더비’ 성사될까

입력 2015-05-13 09:51
월드컵 방송 화면

꿈의 무대는 ‘핵이빨 더비’로 점철될까.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7·우루과이)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수비수 조르조 키엘리니(31·이탈리아)의 깊은 악연이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향하고 있다. 수아레스는 결승전의 격전지 베를린으로 선착했다. 키엘리니만 입성하면 ‘핵이빨 더비’는 성사된다.

수아레스는 13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전 45분만 뛰면서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네이마르(23·브라질)의 전반 14분과 전반 28분 릴레이 골을 모두 자신의 발로 연결했다. 바르셀로나는 결승전으로 진출했다. 2차전에서는 2대 3으로 졌지만 지난 7일 홈구장 캄프 누에서 뮌헨을 3대 0으로 격파한 1차전을 합산한 결과다. 수아레스는 축구선수에겐 꿈의 무대인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으로 생애 첫 발을 내딛었다.

결승전의 격전지는 베를린이다. 바르셀로나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와 이탈리아 유벤투스의 4강전 승자와 다음달 7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대결한다. 유벤투스가 레알 마드리드의 반격을 뿌리치고 결승전으로 진출하면 수아레스와 키엘리니는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1년 만에 재회한다.

악연이다. 수아레스는 우루과이 대표팀 공격수로 출전한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탈리아 대표팀 수비수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었다. 키엘리니의 어깨에는 물린 자국이 남았지만 수아레스는 자신의 치아를 붙잡고 통증을 호소하는 엉뚱한 행동으로 비난을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수아레스의 기행을 뒤늦게 적발하고 대표팀 경기 9차례 출전정지와 4개월 축구활동 금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수아레스는 에반더 홀리필드(53)의 귀를 물었던 마이크 타이슨(49)의 별명인 ‘핵이빨’이나 ‘뱀파이어’로 불리면서 한동안 축구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두 사람의 악연에서 화해의 손짓을 먼저 내민 쪽은 피해자 키엘리니였다. 키엘리니는 ‘핵이빨’ 사건 두 달 뒤인 지난해 8월 “수아레스가 과한 징계를 받았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그러나 FIFA는 징계 수위를 풀지 않았고, 수아레스는 바르셀로나 입단식도 공식적으로 할 수 없었다.

키엘리니는 오는 14일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4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 유벤투스의 수비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지난 6일 홈구장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2대 1로 격파한 유벤투스는 2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결승으로 진출할 수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