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서 시범 공연을 펼쳤다.
ITF가 한국이 주도하는 WTF 주관 대회에서 시범을 선보인 것은 1966년 ITF, 1973년 WTF가 창립한 이후 처음이다.
이번 시범공연은 조정원 WTF 총재와 북한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장웅 ITF 총재가 지난해 8월 중국 난징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태권도 발전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한 뒤 첫 번째로 이뤄진 실천적 조처다.
의향서에는 앞으로 WTF와 ITF에 소속된 선수들이 서로 경기 규칙을 준수하면 양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와 행사에 교차 출전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의향서 서명 이전에도 ITF 태권도로 수련한 선수들이 WTF가 주관하는 세계선수권대회나 올림픽에 출전한 바 있다.
조 총재는 지난해 11월 장웅 총재와 ITF시범단을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초청했고, 장 총재가 이를 수락하면서 역사적인 무대가 마련됐다. 이번 개회식에는 장웅 총재가 불참한 대신 황호용 ITF 수석 부총재가 참석했다.
지난 9일 첼랴빈스크에 도착한 22명의 ITF 시범단은 임원을 포함해 22명으로 꾸려졌다. 이 가운데 단원은 17명으로 북한에서 여자 3명을 포함한 13명이 왔고 러시아와 체코 출신이 2명씩 포함됐다.
ITF 태권도는 힘과 절도있는 동작을 바탕으로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상의를 벗은 단원들의 가슴과 배 등에 각목을 내리쳐 부러뜨리는 차력에 가까운 장면도 있었다.
하지만 WTF와 ITF 시범은 기본 동작이나 위력 격파 등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결국 뿌리는 하나임을 보여줬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태권도는 하나’…러시아에서 어우러진 남북한 태권도
입력 2015-05-13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