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배급제가 무너지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중국 제품이 홍수처럼 밀려 들어와 장마당에서 판매하는 물건들 또한 중국제로 채워졌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13일 보도했다.
반면, 내륙 지방의 장마당은 상대적으로 중국제가 적다. 북한의 유통망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탓이다. 이 때문에 국경지대에서 멀어질수록 '부르는게 값'이 되는 실정에 이르렀다.
한 탈북자는 “강원도처럼 산이 많아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중국제 가격이 더 높다”며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의 가격차가 일정하다. 수산물 가격은 다를 수 있지만 공산품의 가격은 같다. 하지만 북한은 이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실제로 국경지대에서 먼 장마당 같은 경우 10리당 가격이 오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제대로 된 공급을 못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같은 옷도 내륙의 경우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단, 예외는 있다. 평양 같은 경우 내륙 지방임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좋은 중국제가 가까운 항구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이 일정하다는 것이다. '평양공화국'이라는 북한의 별칭이 가격 결정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가 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도 상황은 같다. 국경지대에서는 한류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내륙같은 경우 '한류'라는 모르는 경우도 있다.
또다른 탈북자는 “솔직히 한류라는 말을 한국에서 처음 들었다. 북한 사람들이 한류로 인해 모든 주민들이 북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기도 하는데,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마당에서 너무 비싼 값에 팔려 볼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 탈북자는 “국경지대에서 멀어질수록 공산품도 그렇지만, 문화 콘텐츠들도 비싸진다. 비싼 것도 비싼거지만, 사람과 사람을 거쳐서 내륙 장마당으로 들어오다보니 국경지대 사람들에 비해 늦게 접한다”고 밝혔다.
결국 북한 내 대부분의 물가와 문화는 모두 두만강과 압록강이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 두 강을 기준으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가격 또한 정비례해서 오르고 있다. 드라마 등을 통해 남한을 동경하는 북한이지만, 정작 북한의 실상은 남쪽으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두만강이 시장 물가 결정한다?” 北, 국경 지대서 멀수록 상품 가격 상승
입력 2015-05-13 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