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7대 총선 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당시 (공천과 관련해) 돈을 갖고 온 사람이 있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13일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김 전 지사는 “내게 접근이 안 되자 (그 사람은) 가족, 친척을 통해 돈을 전달하려는 등 죽기 아니면 살기식으로 덤벼들었으나 내가 모두 막았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 전 지사는 “돈 가져 온 사람이 공천받은 예는 단 한 건도 없었고 다 떨어뜨렸다”며 “그런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을 어떻게 국회의원을 시킬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때 금품을 수수했으면 지금껏 견디지 못하고 교도소에 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매번 공천심사 회의 전 ‘절대로 돈을 받으면 안 된다’, ‘돈을 받으면 우리 모두 죽는다’,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을 지키자’고 귀가 닳도록 말해 (심사위원들이) 많이 위축됐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심사위원들에게 ‘돈 갖고 온 사람이 있으면 바로 털어놓아야 한다. 나중에 얘기하면 한방에 다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전날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을 언급하며 “영남지역 한 의원이 ‘5억원을 줄 테니 공천을 달라’고 해 내가 ‘16대 때는 20억원을 준 걸로 아는데 왜 17대 때는 5억원이냐’하니까 즉각 ‘20억원을 준다’고 하더라”고 주장한 데 대해 “나한데도 돈을 가져 왔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돈다발 공천 로비 받은 것은 사실” 김문수, 홍준표 공천헌금설 “충분히 그럴수 있다”
입력 2015-05-13 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