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된 러시아의 저명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준비했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관련 보고서가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 지역의 반군 진영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싸우다 숨진 러시아 군인이 최소 220명 이상이라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은 넴초프가 한때 이끌었던 자유주의 성향의 야당 ‘공화-국민자유당(RPR-PARNAS)’이 이날 모스크바 사무실에서 '푸틴, 전쟁'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전체 6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는 돈바스 지역에서 발생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전투에 러시아군이 반군을 도와 참여한 증거와 피해 규모 등이 포함돼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도네츠크주 일로바이스크 전투에서 150명 이상의 러시아 군인이 숨졌고, 올해 1~2월 도네츠크주 데발체보 전투에서 70여명이 사망했다. 일로바이스크 전투에서 사망한 병사들의 유족은 1인당 200만 루블(약 4300만원)의 보상금을 받고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 숨진 병사들의 유족은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고등경제대학 거시경제연구소 세르게이 알렉사셴코 소장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반군 지원을 위해 530억 루블(약 1조15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를 준비 중이던 넴초프는 지난 2월 27일 크렘린궁에서 200m 정도 떨어진 모스크바강 다리 위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으나 그의 야권 동료들이 넴초프가 모은 자료를 토대로 보고서를 마무리해 이날 발표했다. 넴초프는 생전 돈바스에서 숨진 러시아 병사들의 친인척으로부터 국방부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으면서 증언과 자료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수석은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러시아군 개입 주장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넴초프 보고서 “러시아군 최소 220명 우크라 내전서 사망”
입력 2015-05-12 2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