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운전자가 신호대기 중에 잠이 드는 바람에 음주운전 사실이 들통나자 경찰관을 차에 매달고 도망가려다 붙잡혔다.
12일 0시 50분쯤 부산시 북구 만덕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이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운전자가 자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관 두 명이 출동해보니 50대 운전자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경찰 출동전까지 3분여 가량 신호가 몇 차례 바뀌고 뒤에 있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는데도 운전자는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관이 운전석 앞유리를 세게 두드리자 잠에서 깬 운전자는 제복을 입은 경찰을 보고 황급히 차량을 앞뒤로 움직이며 달아나려 했다.
경찰관 두 명은 조수석 유리창을 삼단봉으로 내리쳐 부순 뒤 시동을 꺼 도주를 막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차량이 10m가량 움직였고, 차량에 매달린 경찰관들은 손가락에 각각 전치 3주의 타박상을 입었다. 운전자 A(50)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결과 0.081%로 나왔다.
A씨는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신 뒤 집으로 가려고 차를 몰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리창을 깨고 과감하게 도주 시도를 저지한 경찰관들의 판단 덕분에 음주 운전자가 도로로 나가는 아찔한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신호대기중 잠든 음주운전자, 깨우는 경찰 매달고 도주 시도
입력 2015-05-12 2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