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자유 탄압을 상징하던 이란의 에빈 구치소가 공원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란 파르스 통신은 모하마드 바케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이 에빈 구치소와 인근 지역 43만㎡를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바꾸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테헤란 북서부 알보르즈산 기슭에 있는 에빈 구치소는 최대 수용 규모 1만5000명으로 반정부 성향의 사상범과 정치범을 주로 수용해 온 교정시설이다. 특히 이란의 지식인층이 많이 수용돼 ‘에빈 대학교'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이곳에서 수용자의 변호인 접견이 제한되고 사법당국의 육체적 학대가 이뤄졌다고 비판해왔다.
2003년 6월 이란계 캐나다 여성 사진기자 자흐라 카제미가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를 취재하다 체포돼 이곳에 수용됐다가 19일 만에 사망했다. 이란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카제미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비공식 부검 결과 두개골이 둔기로 맞은 것처럼 깨지고 고문 흔적이 발견돼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 이란과 미국의 외교적 마찰로 번진 워싱턴포스트(WP) 테헤란 주재 특파원 제이슨 리자이안도 간첩 혐의로 이 곳에 수용돼 있다.
칼리바프 시장은 “2008년 카스르 교도소를 박물관으로 바꾼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고 공원화 계획을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사상범 수용 악명’ 이란 에빈구치소, 공원으로 전환
입력 2015-05-12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