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공무원연금 개정안 처리 무산 이후 야당의 요구로 5월 임시국회가 소집된 가운데 11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최근 벌어진 여야의 불협화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연단에 올라 흐느꼈고 이를 향해 새누리당은 “쇼 하지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날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온 ‘일본 정부의 조선인 강제 징용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규탄 결의안’ 투표에 앞서 토론을 요청해 마이크를 잡았다.
이 의원은 결의안 관련 토론에 앞서 작심한 듯 여당을 향해 독설을 날렸다. 그는 “여야 간 합의된 사회적 대타협을 청와대의 가이드라인 하나로 손바닥 뒤집듯 깬 게 누구냐”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가 여야의 증오와 대립의 장으로 치닫는 것을 보면서 만족하는지 모르겠다”라고 쏟아냈다.
그러자 흥분한 여당 의원들은 “뭐하는거야!”, “그만하세요” 등 소리를 질렀고 한 의원은 일어선 채 이 의원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앉으세요!”, “이 의원 잘하고 있어”라며 맞받아치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석현 국회 부의장의 제재로 가까스로 본회의장은 진정됐고, 이 의원은 “국회가 만장일치로 이번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관련 발언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오늘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됐어야 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특례 법안이 새누리당의 반대로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처리가 안 돼서 의결되지 못 했다”고 다시 여당을 겨냥했다.
이어 “1965년 체결된 한일협정은 일본에게 배상 받을 권리를 상당부분 포기한 협정이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기업들이 울분을 쏟아야했다”라며 자신이 발언한 법안이 통과돼야 함을 설명했다. 그는 이후 일본 전범기업에 끌려가 강제 노역에 동원된 피해자들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목이 매어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이 의원의 눈물에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당황스러워했고 여당 측에서는 “쇼 하지마!”, “법사위원장에게 해달라고 해”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일부 여당 의원은 이 의원을 바라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조소를 날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계속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듯 말을 잇지 못했고, 그러면서 발언 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법안에 대해 한참을 설명하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이언주, 본회의장서 눈물 뚝뚝 흘렸다 왜?” 與. “쇼하지마” 고성
입력 2015-05-12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