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모토 아리아나는 혼혈 친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일본 미스 유니버스 경연장에 들어서 왕관을 차지했다.
미야모토는 영국 슈퍼모델 나오미 캠벨이 한 세대 전 패션계에서 문화적 장벽을 깨뜨린 것처럼, 새로 얻은 명성을 인종차별 항거에 이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본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12일 21살이 된 그녀는 “내 목표는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있다”며 “내 결심은 확고하다. 어떤 비난에도 준비가 돼있다”고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그녀는 “이제 첫 흑인 미스 유니버스 일본으로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할 훌륭한 플랫폼을 갖고 있다”며 “처음이 된다는 것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나오미 캠벨은 정말로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그녀가 미스 유니버스 일본 왕관을 썼을 때 많은 사람들은 ‘순수’ 일본인이 아닌 ‘혼혈’에게 상이 돌아간 것을 비판했다.
캐러멜 색 피부와 173㎝의 키로 이목을 끌었던 미야모토는 “바로 그것 때문에 강해져야 했다”고 말했다.
모델 출신인 그녀는 “어렸을 때 괴롭힘을 당하곤 했는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는 정신적으로는 더욱 강해졌다”며 “어렸을 때 나는 맞서거나 다른 사람들한테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혁명’을 시작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녀는 나가사키 근처 사세보 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바꿀 수는 없지만 100년, 200년이 지난 뒤 순수 혈통의 일본인은 별로 없을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새롭게 생각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부언했다.
일본 텔레비전 방송의 단골 출연자인 하루카 요코는 “미야모토가 일부 보수적 사고에 젖어있는 일본인에게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적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여길 수 있다”며 “그것은 새로운 것이 주는 충격이고 미야모토는 확실히 선구자로서 기회를 잡았다. 일본이 더욱 세계화를 깨닫게 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종선 기자
흑인혼혈 미스 일본 "인종차별에 정면도전 하겠다"
입력 2015-05-12 17:20